설교 작성

정함과 부정함

judeim 2013. 10. 17. 11:29




2전 주일 오후 예배 후에 우리교회에서 전교인 삼겹살 파티를 했다. 주일 이틀 전인 금요일 오후에 주일 오후 예배 설교자로 정해져서 설교 준비를 하다가 레위기 11장 7~8절이 생각이 났다. “돼지는 굽이 갈라져 쪽이로되 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니, 너희는 이러한 고기를 먹지 말고 그 주검도 만지지 말라 이것들은 너희에게 부정하니라.”

고등학교 시절에 교회를 열심히 다니면서 구약, 특히 레위기를 읽으면서 당시에 음식이나 생활 방식 등에 대해 고민했던 기억이 났다. 당시에 구약성경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고민했던 것을 생각하면서 오늘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도 구약성경에 특별히 음식과 관련된 정결 규례들을 오늘날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려주고, 그것을 통해서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전하고자 했다. 그래서 레위기 11장 7~8절 본문을 설교 본문으로 정하고 ‘정함과 부정함’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오후 예배를 인도하면서 기도 후에 성경 본문을 읽었는데,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여기저기서 본문 첫 소절부터 웃음소리가 들렸다. 황당해하는 표정이 보였다. 삼겹살 파티를 앞두고 있는데 돼지는 부정하기에 먹지 말라!니...


내가 작성하고 선포한 설교는 다음과 같다. 


먼저 설교문 개요는 다음과 같이 작성했다.

본문주제: 옛 언약 백성은 동물의 정함과 부정함의 규례를 통해 자신들이 하나님의 거룩한 자로서 신을 신고 살아야 하며, 날마다 말씀을 묵상하며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설교목적: 정함과 부정함의 차이를 바르게 구분하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취로 인하여 성도가 거룩한 삶을 살도록 권면한다. 


서론: 삼겹살 파티. 그런데 돼지는 구약 율법에 부정한 동물이 아닌가? 오늘날 교회가 레위기 율법을 어떻게 이해해야 참 자유 속에서 거룩하게 살 수 있을까?

설교주제: 하나님의 구속받은 백성은 가증한 것들을 피함으로써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야 한다.

  1. 정함과 부정한 동물의 구분 기준
  2.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취
  3. 우리에게 주는 유익

결론: 성도는 의의 길을 걸어가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데 주의해야 한다. 


위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설교를 진행했다. 특별히 정함과 부정함의 기준에 대해서는 레위기의 여러 주석을 참고하고 연구했다. 대부분의 레위기 주석들은 레위기 11장에 나오는 정함과 부정함의 기준을 1. 위생, 2. 제의, 3. 임의, 4. 상징 등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그런데 이런 구분의 설명들이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주석가들도 각각의 기준에 대해 ‘그럴 것이다’라는 식의 설명을 한다. 사실 그 기준을 확실하게 말하는 책이 별로 없다. 내가 설교를 하기 위해 참고한 책, 그리고 설교의 가장 큰 통찰을 준 책은 James B. Jordan의 ‘Through New Eyes’다. 

조르단은 정하고 부정한 동물들에 대한 구분에 대해 옛 언약 아래에서 저주받은 땅과 그 땅을 밟는 발에 초점을 맞춘다. 사실 동물들은 인간을 상징하기에 정한 동물은 발에 ‘신’을 신고, 부정한 동물은 발에 ‘신’을 신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즉, 인간이 저주받은 땅에서 신을 신고 있듯이 정한 동물은 신(신의 역할이 저주받은 땅으로부터 발을 분리하여 땅에 접촉하지 못하게 하듯이 동물의 갈라진 굽이 그 역할을 한다)인 굽이 갈라져 있다. 조르단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단순히 신을 신었다고 해서 정한 동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되새김질’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물고기에서 신은 비늘이며, 되새김질 대신 조류에 휩쓸려 가지 않도록 하는 지느러미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조르단에 의하면 정함과 부정함의 기준은 신을 신음으로 나타나는 저주받은 땅에서 분리(거룩은 본래 물리적인 용어로 구분 혹은 분리)와 구분 받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가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최소한 내가 구할 수 있는 레위기 11장에 나타나는 정함과 부정함에 대한 주석과 참고도서 중에서 조르단의 해석이 가장 설득력이 있었다. 그래서 

첫 번째 대지에서는 조르단의 정함과 부정함의 구분을 따라 레위기 11장을 주해하고, 

두 번째 대지에서는 이런 구약 율법의 기능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시고 우리를 주의 교회로, 하나님의 구별된 거룩한 백성으로 삼아 주셨음을 설교하고,

세 번째 대지에서는 오늘 우리는 주의 교회로, 하나님의 구별된 거룩한 백성으로 구별된(거룩한) 삶을 살며, 특별히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세상에 휩쓸리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함을 설교했다. 


앞으로 ‘설교작성’ 항목에는 설교전문을 올리지 않을 생각이다. 설교전문을 올리기보다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참고한 책들을 소개하고, 주해 가운데 얻은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 그리고 그 본문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석하며 오늘 우리에게 적용하기 위한 적용점들이 무엇인지 제안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혹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나, 잘못 해석한 부분들,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가감 없이 조언해주기 바란다. 이 블로그의 목적은 설교, 성경, 교회, 신학 등에 대해 건전한 논의를 통해 교회를 세우는데 덕이 되기 위함이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