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and Faithfulness of God
얼마 전에 톰 라이트의 신학을 목회 현장에 적용한 “목회, 톰 라이트에게 배우다”라는 책을 소개했었다. 톰 라이트의 신학은 논란이 많다. 그런데 논란이 계속될수록 톰 라이트의 팬들이 늘어간다. 오늘은 톰 라이트의 책 가운데 내가 읽은 것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톰 라이트의 주력 프로젝트인 “Christian Origins and the Question of God” 시리즈의 4번째 책이 출판되었다.
“Paul and Faithfulness of God”
번역 유감:
사실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 고신대학교 신학과 재학시절에 동생들(나는 대학을 고등학교 졸업 10년 후에 입학하여 나와 함께 공부한 친구들은 대부분 동생이었다)과 함께 농구를 하는데 흑인 교환학생이 우리와 함께 농구를 하고 싶다고 말을 걸어왔다. 옆에 있던 친한 동생이 ‘형이 가서 얘기하세요’ 하면서 나의 등을 떠밀었다. 그때 내가 완강히 거부하면서 속삭였다. ‘나는 읽을 줄만 알지 말은 못해’ 그때 이후에 그 동생이 한동안 나를 놀렸던 기억이 난다.
영어는 못하지만 신학 공부를 하려면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학부 4년 동안 신학과 전공과목과 교양 필수과목을 제외한 선택과목은 거의 영어 수업을 들었다. 어떤 학기에는 어학수업으로 18학점(영어 10학점, 히브리어 2학점, 헬라어 2학점, 라틴어 2학점, 화란어 2학점)을 신청했었다. 영어 10학점은 월~금요일에 매일 2학점 한 과목씩 신청하여 매일 영어를 공부할 수밖에 없는 일정을 짰었다. 놀랍게도 그 학기가 내 학부 시절 가장 성적이 좋은 학기였다. 그 이후에도 나름대로 영어 원서를 읽기도 하고 꾸준히 공부했다.
영어 원서를 읽으면 한글 서적보다 읽는 속도가 늦다. 그런데 원서를 읽으면 그 책의 내용이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무엇보다 각 단락에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한글 서적 중에 그 내용이 바로 이해되고 기억에 오래 남는 책들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 한글 번역 서적들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고, 기억에 오래 남지도 않는다. 내가 기독교 번역자들에 대해 말할 정도로 영어를 잘하지 못하지만, 번역서를 읽을 때면 항상 아쉬움이 있다. 번역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영어를 잘한다고 번역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말을 잘해야 번역을 잘할 수 있다’이다.
예전에 어떤 신학 교수는 강사 시절 수업시간에 ‘bear in mind’를 ‘마음속에 곰’이라고 해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처음으로 번역한 책은 번역서의 내용만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책이 돼버렸다. 그 원서를 보면 ‘bear in mind’라는 구문이 많이 나온다.
평소에 번역서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보니 잡담이 길어졌다.
재정적인 부담이 있지만 톰 라이트가 말하는 바울을 만나고 싶다. 언제쯤 가능할까?